데일리경제
라면·과자 값 줄줄이 오르나…밀가루 담합 후폭풍 어디까지
국내 주요 제분업체 7곳이 6년간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20년 만에 다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조사를 마무리했으며, 담합으로 결정된 가격을 업체 스스로 다시 정하게 하는 '가격 재결정 명령'까지 검토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8%를 차지하는 7개 제분사가 2019년부터 약 6년간 가격과 물량을 밀약한 혐의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이들의 담합으로 인한 관련 매출액은 무려 5조 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 침해 행위에 대한 엄단을 주문한 직후, 공정위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4개월 반 만에 신속하게 조사를 마쳤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통상 1년 가까이 걸리는 담합 사건 조사를 대폭 단축한 것으로, 서민 물가와 직결된 사안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정위 심사관이 과징금 부과와 함께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는 담합으로 부풀려진 가격을 시장 원리에 따라 정상화시키려는 강력한 조치로, 2006년 제분사 담합 사건 이후 20년 만에 다시 검토되는 카드다. 당시 가격 재결정 명령으로 밀가루 가격이 약 5% 인하된 바 있어, 이번에도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제분사들의 담합 혐의는 이미 사법적 판단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월, 7개 제분사 중 6곳의 법인과 관련 임직원들을 기소하며 5조 9천억 원대의 담합이 있었다고 밝혔다. 통상 공정위의 고발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검찰이 먼저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심의가 완료되지 않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공개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최근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기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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