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세상

이런 커튼콜은 처음이야!..‘셰익스피어 인 러브’ 커밍쑨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허문 대작이 2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연극이 다시 관객과 만난다. 2023년 한국 초연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무대, 조명, 의상, 안무까지 전면에서 스펙터클하게 강화되며 ‘이것이 연극인가’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송한샘 프로듀서는 “뮤지컬에 버금가는 안무와 무대 전환, 커튼콜, 그리고 시대 고증을 반영한 의상들이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며 “관람 중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도록 설계된 공연”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화면 밖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살아 숨 쉰다는 점이 영화와는 다른 연극만의 매력”이라며 “모든 배우가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무대에서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의 실제 연애담에서 비롯됐다는 가상의 설정에서 출발한다. 슬럼프에 빠진 젊은 셰익스피어가 귀족 여성 비올라 드 레셉스를 만나 창작의 영감을 되찾고, 현실의 제약과 감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사랑과 문학을 향한 열정을 그려낸다. 리 홀이 극본을 맡아 2014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됐다. 국내에서는 2023년 초연 이후 두 번째 무대다.

 

이번 시즌에는 베테랑과 신예가 함께 어우러진 캐스팅이 돋보인다. 셰익스피어 역에는 이규형, 손우현, 이상이, 옹성우가, 비올라 역에는 이주영, 박주현, 김향기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배우들만 22명에 달한다. 무대 위에서 이들은 춤과 연기, 감정의 파고를 실시간으로 표현하며 ‘3시간의 생방송 드라마’를 선보인다.

 

 

 

프레스콜에 참석한 배우들은 저마다의 각오와 감회를 전했다. 이규형은 “연극 무대와 객석 사이의 긴밀한 교감이 내 강점”이라고 자평했고, 초연에 이어 다시 셰익스피어로 돌아온 이상이는 “이 작품은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며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연극 데뷔에 나선 옹성우는 “비올라와의 감정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며 “1막에서는 유쾌함을, 2막에서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함께 첫 연극에 도전한 김향기는 “막내이고 초연이기에 많이 긴장했지만 연습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박주현은 “당당하게 비올라를 완성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출을 맡은 김동연은 “재연이지만 새로운 배우들에 맞게 감정선과 동선을 더욱 풍부하게 구성했다”며 “기존 무대 위에 또 다른 해석과 에너지를 더했다”고 밝혔다. 공동연출을 맡은 송희진 역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배우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세심하게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16세기 런던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구현한 무대, 극의 전개에 맞춘 무대 변화, 그리고 오프라인 연극만의 몰입도 높은 연기를 결합시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OTT 콘텐츠처럼 수동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닌, 연극이라는 라이브 예술의 장점이 극대화되도록 구성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지난 7월 5일 첫 무대를 시작으로 오는 9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시대를 초월한 사랑과 창작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무더운 여름, 관객에게 감성과 서사를 모두 선사할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